여성 카지노 중독자가 느낄 수 있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배제와 소외
우리나라는 도박을 범죄행위로 규정하며 형법에서 그에 따른 처벌을 명시하고 있지만
모든 도박이 불법 대상은 아니다.
일부는 사행 산업이라는 명칭으로 합법화하여 국가차원에서 허용하고 있으며,
이들 산업을 이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특정 진단기준에 따라 이용수준이
과도한 경우를 병적인 것으로 본다.
그리고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도박중독 역시 국가의 관리대상이 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 감독위원회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인남녀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5.1%이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의 유병률이 8.0%로 여성의 2.3%보다 약 3.5배 높게 나타 났다.
이에 반해 사행산업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유병률에서는 남성이 35.7%, 여성이 33.9%로
실제 도박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유병률에 있어서는 여성과 남성이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카지노 주변 도박관련 체류자 실태 조사에서는 남성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66.8%, 여성은 69.4%로 카지노 도박에 있어서는 오히려 여성의 유병률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카지노 인근에 머무는 체류자들의 경우 다른 도박시설 이용자보다 유병률이 2배가량
높다는 것은 도박중독자들이 카지노 인근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며,
특히 이곳에 도박문제나 위험이 있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카지노 도박으로 인해 원래 살고 있던 거주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카지노 주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정확한 수치가 집계된 바는 없지만
관계자들은 주변 체류자들의 수를 대략 적게는 1,000명, 많게는 3,0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처
이중 여성의 비율을 추측하기는 어렵다.
단지 강원랜드 카지노 출구조사에서 출입자의 성별분포를 살펴볼 때
남성이 67.7%, 여성이 32.3%로 이용자 중 대략 3분의 1정도가 여성임을
추정해 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 언론보도에 나타난 강원랜드 카지노 딜러의 인터뷰에서
카지노 출입 남녀의 비율은 남성이 조금 많기는 하나 근소한 차이로 비슷하다고 할 때,
여성과 남성 이용자의 비율이 거의 반반이라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카지노 객장에 들어가 보면 여성들이 남성 못지않게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카지노에 출입하는 여성의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고 도박으로 인해
카지노 인근에 머물고 있는 여성들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이들의 도박문제는 수치상으로도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도박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 도움요청을 하거나 상담 또는 치료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남성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도박문제관리센터의 헬프라인 전화상담은 공적인 기관에 도박문제로 도움을 요청하는
최초의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사행산업 관련 통계를 보면 전화상담 전체 요청자 중에서 도박문제가 있는
대상자의 성별비율은 여성이 2015년 3.7%, 2016년 3.4%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대상자 가족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2015 년 77.0%, 2016년 77.1%를 차지해
도박자 가족에 있어서는 여성이 남성 가족보다 도움요청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도박자로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요청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지역센터에서 제공하는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체 도박자의 성별현황을 볼 때도
여성은 2015년 3.0%, 2016년 3.3%로 남성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비율임을 알 수 있다.
반면 상담서비스에 있어서 도박대상자 가족의 성별비율은 여성이 2015년 83.4%,
2016년 82.3%로 나타났다.
위의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면 성담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체 여성 중에서
도박 대상자의 비율은 2015년 4.9%, 2016년 6.0%에 지나지 않는다.
즉 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여성 100 명 중에서 5-6명만이 도박을 하는 당사자이고,
나머지는 도박자의 가족인 것이다.
여성의 도박행동은 사회적으로 더욱 지탄받고 스스로도 그 점을 인식하면서
처우개선을 위한 공적 서비스를 지원받는 것에서 남성보다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이러한 통계자료는 도박중독에 대해서 대부분 남성도박자와 여성 도박자가족 위주로
상담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실천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도박자가 어떤 이유나 사정으로 공적 지원시설이나 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방문하여 서비스를 받으려 하지 않는지,
여성도박자의 입장을 드러내고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도박으로 인해 어려움과 문제에 처한 여성들이 상담이나 지원 등의
공적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도 요구되는 부분이다.
일탈적 행동의 주체가 여성인 경우 사회적으로 더 비난받고 더 낙인찍히는 경향이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범죄, 음주, 흡연, 도박 행위 등을 적게 하고
이것을 당연한듯이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남성이 이같은 일탈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접근성이 용이하고 사회적으로도 용인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억압적인 환경에 있기에 그 영향으로 범죄나 일탈행동이
더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아니면 여성의 행동이 국가나 사회에 의해 통제되기 보다는 가정 내에서 관리되고
감시되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무시되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여성의 일탈행동은 비가시화되면서 소수의 여성에 의한 것으로
사회적으로 더욱 비난받고 처벌되며 공적인 처우개선에 있어서도 남성에 비해
더 열악한 위치에 있다.
도박이 범죄에서 중독이라는 질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지만 중독자에 대한
치료적 지원에 있어서 여성은 남성보다 배제되고 있어 실질적인 치유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여성도박자에게는 이중의 배제가 작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카지노 주변에 머물고 있는 도박하는 여성 들은 ‘여성앵벌이’, ‘쪽박걸’이라는 속어로
지칭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성매매를 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체류자들이 카지노 인근이라는 공간 안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이를 알 수 있는 심층적인 연구는 많지 않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카지노를 다니면서 그 인근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카지노 앵벌이’, ‘카지노 노숙자’라고 지칭하는 것은 실제 이들의 경험세계나
일상생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명명이라고 말한다.
이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삶을 들여다볼 때, 이들은 앵벌이도 노숙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도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일당제로 일하는 모습도 있지만,
여성도박자가 카지노 주변에서 어떠한 일상을 경험하는지를 보여주는 연구는 거의 없다.
여성은 가정이라는 장소에 위치 지워져야 하기에 가정 밖,
특히 카지노라는 욕망의 공간에 여성의 자리는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여성에게 카지노와 도박은 의무와 역할만이 강요되던 가족과 가정으로부터 탈주가
가능한 하나의 지점처럼 보이지만, 이는 또다른 덫으로 가족과 사회로부터 배제와 소외라는
결과를 불러온다.